“10박 묵으면 1박 무료!” 호텔스닷컴의 대표적인 마케팅 문구입니다. 얼핏 들으면 엄청난 혜택 같은데, 정말 그럴까요? 저는 실제로 호텔스닷컴 리워드를 채워본 사람으로서, 이 시스템의 장단점을 정확히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트립닷컴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함께 말씀드릴게요.
호텔스닷컴의 리워드 시스템
호텔스닷컴은 익스피디아 그룹 소속으로, 전 세계 호텔 예약에 특화된 플랫폼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10박 적립 시 1박 무료’ 리워드 프로그램이죠.
시스템은 간단합니다. 호텔스닷컴에서 예약한 숙박일수가 10일이 되면, 그동안 결제한 금액의 평균 1박 요금을 리워드로 돌려받습니다. 예를 들어 10박 동안 총 100만원을 썼다면, 다음 예약 시 10만원을 할인받는 식이죠.
처음에는 괜찮은 시스템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 제가 작년에 리워드를 모아서 제주도 호텔 1박을 무료로 묵었거든요.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니 생각만큼 큰 혜택은 아니더라고요.
리워드의 함정
10박을 채우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1년에 여행을 4~5번 가는 사람이라도, 매번 호텔스닷컴에서만 예약해야 하거든요. 다른 플랫폼이 더 싸도 리워드 때문에 호텔스닷컴을 고집하게 되는 거죠.
게다가 리워드는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마지막 숙박일로부터 12개월 안에 사용해야 해요. 자주 여행 다니지 않으면 리워드가 소멸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기본 가격입니다. 리워드를 받기 위해 조금 비싼 가격으로 예약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손해인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방콕 숙소 3박 예약 시:
- 호텔스닷컴: 1박 12만원 × 3박 = 36만원 (리워드 적립)
- 트립닷컴: 1박 10만원 × 3박 = 30만원 (트립닷컴 할인코드 적용)
6만원 차이인데, 이걸 10박 채워서 평균 1박을 돌려받는다고 해도 실제 절약액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
트립닷컴의 즉시 할인 방식
트립닷컴은 리워드를 모으는 방식이 아니라, 매 예약마다 즉시 할인을 제공합니다. “나중에 받을 혜택”이 아니라 “지금 당장 저렴한 가격”인 거죠.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는 사람에게는 즉시 할인이 훨씬 유리해요. 1년에 2~3번 여행 가는데, 10박을 채우려고 억지로 한 플랫폼만 고집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가격 비교를 더 해볼까요?
오사카 도톤보리 호텔 2박:
- 호텔스닷컴: 총 28만원 (할인쿠폰 적용 후 26만원)
- 트립닷컴: 총 25만원 (할인코드 적용 후 22만원)
발리 우붓 리조트 4박:
- 호텔스닷컴: 총 65만원 (할인쿠폰 적용 후 60만원)
- 트립닷컴: 총 58만원 (할인코드 적용 후 52만원)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트립닷컴이 기본 가격부터 저렴했습니다.
글로벌 체인 호텔은 예외
호텔스닷컴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메리어트, 힐튼, IHG 같은 글로벌 체인 호텔을 예약할 때입니다.
호텔스닷컴은 익스피디아 그룹이다 보니 이런 대형 체인들과 제휴가 잘 되어 있어요. 특정 호텔은 호텔스닷컴에서만 특가로 나오는 경우도 있고, 추가 혜택(조식 포함, 레이트 체크아웃 등)이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 싱가포르 여행 때 마리나 베이 샌즈를 호텔스닷컴에서 예약했는데, 트립닷컴보다 실제로 5만원 정도 저렴했어요. 이런 고급 체인 호텔은 호텔스닷컴이 경쟁력이 있습니다.
항공권 문제는 여전하다
호텔스닷컴도 호텔 전문 플랫폼이라 항공권 서비스가 약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있긴 한데, 익스피디아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 거라 선택지가 제한적이에요.
반면 트립닷컴 항공권은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같은 노선에 30개 이상 옵션이 나오고, 새벽 특가나 프로모션 항공권도 자주 올라옵니다.
특히 항공권+숙소 패키지는 트립닷컴이 압도적입니다. 다낭 3박 여행을 준비할 때:
- 호텔스닷컴 호텔 + 따로 구매한 항공권: 총 85만원
- 트립닷컴 패키지: 총 72만원
13만원 차이가 났습니다. 이 정도면 현지에서 하루 더 묵을 수 있는 금액이죠.
사용자 인터페이스 비교
호텔스닷컴:
- 깔끔하고 직관적인 디자인
- 호텔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음
- 리워드 현황을 쉽게 확인 가능
- 필터 기능이 세밀함
- 영어 위주라 가끔 번역이 어색함
트립닷컴:
- 더 많은 기능이 한 앱에 통합됨
- 가격 추적 기능이 유용함
- 한국어 지원이 나음
- 초기 화면이 약간 복잡할 수 있음
- 앱 속도가 빠름
호텔만 찾는다면 호텔스닷컴이 심플하고 좋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를 함께 준비한다면 트립닷컴이 효율적이에요.
고객 서비스 경험담
두 플랫폼 모두 고객센터를 이용해봤습니다.
호텔스닷컴은 전화 상담이 영어 위주입니다. 한국어 상담원이 있긴 한데,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려요. 그리고 업무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새벽이나 늦은 밤에는 연락이 어렵습니다.
트립닷컴은 24시간 한국어 채팅 상담이 됩니다. 출장 중에 급하게 호텔 예약을 변경해야 했는데, 새벽 3시에도 바로 응대받고 처리했어요. 이 부분은 트립닷컴이 확실히 편합니다.
환불 정책의 차이
여행 일정이 바뀔 수 있으니까 환불 정책도 중요합니다.
호텔스닷컴은 환불 가능/불가 옵션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어요. 환불 가능 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이 20~30% 정도 올라갑니다. 확정된 일정이 아니라면 부담스러운 가격이죠.
트립닷컴은 유연한 환불 정책의 가격 추가가 10~20% 정도로 좀 더 낮습니다. 불확실한 일정이라면 트립닷컴이 유리해요.
또 트립닷컴은 부분 환불 옵션도 있습니다. 3박 예약했는데 1박만 취소하고 싶을 때, 전체를 취소하지 않고 부분 환불 받을 수 있어요. 호텔스닷컴은 이런 옵션이 없습니다.
실전 활용 전략
여러 번 써본 결과, 이렇게 활용하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글로벌 체인 호텔 (메리어트, 힐튼 등): 호텔스닷컴 먼저 확인. 특가나 추가 혜택이 있을 수 있음.
현지 호텔이나 부티크 호텔: 트립닷컴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음.
장기 여행 (7박 이상): 호텔스닷컴 리워드를 노릴 만함.
단기 여행 (3박 이하): 즉시 할인되는 트립닷컴이 유리.
패키지 예약: 항공권 포함이면 무조건 트립닷컴.
비즈니스 여행: 자주 다닌다면 호텔스닷컴 리워드 쌓는 것도 나쁘지 않음.
할인 제대로 받는 법
호텔스닷컴 할인쿠폰은 이메일이나 앱 푸시로 자주 옵니다. 주로 10~15% 할인인데, 가끔 20% 이상 할인 쿠폰도 나와요. 시즌별 세일 기간(블랙프라이데이, 연말연시)에 특히 많이 나옵니다.
트립닷컴은 신규 가입 할인이 크고, 앱 전용 쿠폰이 자주 나옵니다. 또 특정 결제 수단(카카오페이, 토스 등)을 쓰면 추가 할인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결론: 여행 스타일에 따라 선택
호텔스닷컴과 트립닷컴, 어느 쪽이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여행 스타일과 목적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호텔스닷컴을 추천하는 경우:
- 1년에 5번 이상 여행 다니는 분
- 글로벌 체인 호텔을 선호하는 분
- 리워드 쌓는 재미가 있는 분
- 장기 숙박이 많은 분
트립닷컴을 추천하는 경우:
- 지금 당장 최저가가 중요한 분
- 항공권과 호텔을 함께 예약하는 분
-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는 분
- 한국어 고객 서비스가 필요한 분
저는 이제 두 플랫폼을 상황에 맞게 씁니다. 비즈니스 출장으로 체인 호텔 묵을 때는 호텔스닷컴에서 리워드를 쌓고, 개인 여행갈 때는 트립닷컴에서 저렴하게 예약하는 식이죠.
중요한 건 습관적으로 한 곳만 쓰지 말고, 예약할 때마다 비교해보는 겁니다. 같은 호텔도 플랫폼에 따라 5~10만원 차이 나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5분 투자로 큰 절약을 할 수 있다면, 충분히 할 가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