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대학 졸업하면 꼭 둘이서 여행 가자.” 대학 입학 때 했던 딸의 약속. 그때는 4년이 금방 지나갈 줄 알았는데, 코로나를 거치며 어느새 졸업식이 코앞이었다. 취업 준비로 바쁜 딸이 “엄마, 우리 약속 기억하지? 면접 끝나면 바로 가자”라며 웃었다.
남편에게 말하니 “둘이 좋은 데 다녀와. 딸이랑 마지막 여행이 될 수도 있잖아”라며 흔쾌히 허락해줬다. 문제는 예산이었다. 전업주부인 나는 용돈을 조금씩 모아둔 게 전부였다. 통장 잔고 250만원. 이 돈으로 딸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여행을 선물하고 싶었다.
호텔스닷컴에서 발견한 보상 프로그램
여행을 처음 계획하는 건 아니었지만, 해외여행을 직접 예약하는 건 처음이었다. 평소 남편이 다 알아서 했거든. 딸에게 물어보니 “엄마, 요즘은 다 인터넷으로 예약해. 어렵지 않아”라며 몇 가지 사이트를 알려줬다.
그중 호텔스닷컴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10박 모으면 1박 무료’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설명을 읽어보니 예약할 때마다 스탬프가 쌓이고, 10개가 모이면 평균 숙박비만큼 무료로 숙박할 수 있다는 거였다. 당장은 혜택을 못 받더라도 나중을 위해 차곡차곡 모아두면 좋겠다 싶었다.
대만 타이베이 4박 5일을 계획했다. 딸이 대만 드라마를 좋아해서 꼭 가보고 싶어 했던 곳이다. 호텔스닷컴에서 시먼딩 근처 호텔을 검색했다. 깨끗하고 위치 좋은 3성급 호텔이 1박에 10만원. 4박이면 40만원인데, 호텔스닷컴 할인쿠폰을 적용하니 34만원으로 떨어졌다.
리뷰를 꼼꼼히 읽어봤다. “조식이 맛있어요”, “역에서 가까워요”, “직원분들이 친절해요”. 안심이 됐다. 예약 버튼을 누르는 내 손이 떨렸다. 평생 남편이 해주던 일을 내가 직접 하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클룩으로 채운 딸과의 특별한 시간
숙소를 예약하고 나니 이제 뭘 할지 고민이었다. 딸에게 물었다. “지우야, 대만에서 뭐 하고 싶어?” 딸은 스마트폰을 보더니 “엄마, 지우궁 가고 싶고, 타이베이 101도 올라가보고 싶어. 그리고 밤시장 투어 있으면 좋겠어”라고 했다.
검색해보니 클룩이라는 사이트가 나왔다. 후기를 보니 다들 좋다고 해서 들어가 봤다. 와, 정말 없는 게 없었다. 지우궁 입장권부터 타이베이 101 전망대, 야시장 푸드 투어, 지펀과 십분 일일 투어까지.
가격을 비교해봤다. 현지 여행사 사이트보다 훨씬 저렴했다. 클룩 쿠폰이라는 게 있어서 적용해봤더니 추가로 할인이 됐다. 딸이 옆에서 “엄마 대단한데? 어떻게 찾았어?”라며 놀라워했다.
지우궁과 스펀 일일 투어 패키지를 예약했다. 픽업부터 가이드, 입장권까지 포함해서 2인 기준 12만원. 클룩 할인코드를 입력하니 10만 5천원이 됐다. 타이베이 101 전망대 패스트 트랙 티켓도 2인 8만원에서 7만원으로. 야시장 투어는 2인 6만원.
딸이 “엄마, 이렇게 저렴하게 예약했어? 우리 진짜 다 할 수 있겠는데?”라며 신나했다. 그 모습을 보니 내가 다 뿌듯했다.
항공권은 딸이 맡다
“엄마, 항공권은 내가 알아볼게. 엄마가 여기까지 한 것도 대단해.” 딸이 스카이스캐너로 가격을 비교하더니 저가 항공사 티웨이를 예약했다. 왕복 2인 70만원. 수하물 추가하고 좌석 지정해서 최종 80만원.
“엄마, 우리 나란히 앉을 수 있게 했어. 그리고 아침 일찍 출발해서 대만에서 점심 먹을 수 있어.” 딸의 배려가 느껴졌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행 당일, 설렘과 긴장
출발 전날 밤, 잠이 안 왔다. 캐리어를 몇 번이나 다시 쌌다. 여권, 항공권 예약 확인서, 호텔 바우처, 클룩 예약 확인서. 프린트한 종이들을 파일에 정리했다. 딸이 “엄마, 요즘은 다 핸드폰으로 보여주면 돼”라고 했지만, 나는 종이가 안심이 됐다.
공항에서 체크인할 때 딸이 다 알아서 했다. 나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는데,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서운하기도 했다. 내가 더 이상 필요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 안에서 딸이 내 손을 잡았다.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챙길게.” 그 말에 마음이 놓였다. 우리 딸이 이렇게 의젓해졌구나.
대만에서의 첫날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5월의 대만은 덥고 습했다. 호텔스닷컴으로 예약한 호텔을 찾아가는데 딸이 구글맵을 보며 길을 안내했다. “엄마, 이쪽으로 가면 돼. 10분이면 도착해.”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직원이 환하게 웃으며 맞아줬다.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넓고 깨끗했다. 창문을 여니 시먼딩 거리가 내려다보였다. “엄마 짱이다! 여기 완전 좋은데?” 딸의 칭찬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짐을 풀고 바로 나가서 시먼딩을 걸었다. 젊은이들이 가득한 거리. 딸은 신나서 이것저것 구경했고, 나는 딸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어줬다. 저녁은 딘타이펑에서 샤오룽바오를 먹었다. 딸이 “엄마, 이거 진짜 맛있다. 우리 또 오자”라며 좋아했다.
클룩 투어의 감동
다음 날, 클룩에서 예약한 지우궁과 스펀 일일 투어에 참여했다. 호텔 앞으로 픽업 차량이 왔다. 가이드는 대만 교포 분이셨는데, 한국말이 유창했다.
“어머니, 따님이랑 여행 오셨어요? 보기 좋네요.” 가이드분의 말에 기분이 좋았다. 차 안에서 다른 가족들도 만났다. 다들 비슷한 또래의 엄마와 딸들이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지우궁은 정말 아름다웠다. 붉은 등롱이 가득한 옛날 거리. 딸이 “엄마, 여기서 사진 찍자”라며 내 손을 잡았다. 가이드분이 우리 사진을 찍어주셨다. 그때 찍은 사진은 지금도 내 핸드폰 배경화면이다.
스펀에서는 소원 등을 날렸다. 딸이 “엄마, 뭐라고 썼어?”라고 물었다. “지우 취업 잘 되고,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달라고.” 딸도 비슷한 소원을 썼다며 웃었다. 함께 등을 날리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예상 밖의 감동 순간들
여행 셋째 날, 타이베이 101에 올랐다. 클룩에서 예약한 패스트 트랙 덕분에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89층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타이베이는 장관이었다.
“엄마, 저기 봐. 우리 호텔 보여.” 딸이 가리키는 곳을 봤다. 정말 우리가 묵는 호텔이 작게 보였다. “지우야, 엄마가 잘 예약한 거지?” 딸이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응, 엄마 최고”라고 했다.
야시장 투어에서는 현지 음식을 실컷 먹었다. 가이드분이 추천하는 맛집들을 돌아다니며 취두부, 지파이, 망고빙수를 먹었다. 딸은 “엄마, 나 여기 사는 것 같아. 너무 좋아”라며 행복해했다.
딸과의 진솔한 대화
마지막 밤, 호텔 방에서 딸과 둘이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 이번 여행 정말 좋았어. 엄마랑 이렇게 오래 단둘이 있어본 게 언제였지?”
생각해보니 정말 오랜만이었다. 중학교 때부터는 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대학 들어가서는 기숙사에 살았다. “지우야, 엄마도 좋았어. 너랑 이렇게 여행 와서.”
“엄마, 나 취업하면 용돈 드릴게. 그리고 여행비도 내가 낼게. 다음엔 일본 가자. 내가 다 알아볼게.” 딸의 말에 눈물이 났다. “그래, 지우가 취업하면 엄마가 얻어먹을게.”
그날 밤, 딸이 먼저 잠들었다. 딸의 잠든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이 여행을 위해 쓴 돈이 아깝지 않았다. 호텔스닷컴과 클룩 덕분에 예산 내에서 충분히 즐거운 여행을 만들 수 있었다. 무엇보다 딸과의 추억이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
귀국 후 일상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정리했다. 300장이 넘는 사진들. 하나하나 보며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났다. 남편에게 보여주니 “둘이 정말 좋아 보이네. 잘 다녀왔구나”라며 흐뭇해했다.
며칠 후, 딸이 면접 합격 소식을 가져왔다. “엄마! 나 붙었어!” 기뻐하는 딸을 안아주며 생각했다. 대만에서 날린 소원 등이 효험이 있었나 보다.
딸이 출근 준비로 바빠지면서 우리는 다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대만 여행의 추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가끔 딸이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으면 그때 찍은 사진들을 보내준다. “엄마, 이거 보니까 힘이 난다.”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호텔스닷컴 계정을 확인해봤다. 대만 4박으로 4개의 스탬프가 쌓여 있었다. 6개만 더 모으면 무료 숙박. 딸이 “엄마, 일본 갈 때 이거 쓰면 되겠다”라며 웃었다.
클룩도 자주 들어가 본다. 일본 도쿄, 오사카 액티비티들을 보면서 미리 계획을 세운다. 다음 여행은 딸이 주도하겠다고 했지만, 나도 나름의 준비를 하고 싶다.
전업주부인 내가 직접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성공시켰다는 게 자랑스럽다. 호텔스닷컴 할인쿠폰과 클룩 쿠폰. 이 작은 도구들이 나에게 큰 자신감을 줬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것,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다는 것.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들에게
주변 엄마들이 우리 여행 이야기를 듣고 부러워했다. “나도 딸이랑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주저 없이 알려줬다. 호텔스닷컴으로 숙소 예약하는 법, 클룩으로 투어 찾는 법.
“어렵지 않아. 나도 처음엔 걱정했는데 해보니까 생각보다 쉬워. 그리고 아이들이 엄마가 직접 준비한 여행이라는 걸 알면 더 좋아해.” 내 말에 몇몇 엄마들이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딸과의 여행을 미루지 마라.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더 바빠진다. 대학생인 지금이 엄마와 단둘이 여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예산이 부족하다고 걱정하지 마라. 호텔스닷컴과 클룩으로 충분히 알뜰하게 여행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이다.
딸의 손을 잡고 걷던 지우궁 거리, 함께 소원을 빌며 날린 스펀의 등불, 101 전망대에서 나란히 바라본 야경. 그 순간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됐다. 당신도 딸과 그런 추억을 만들어보길 바란다.